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프랑스어 못하면서 프랑스에서 살아남기

안녕하세요 마담비트리입니다. 

 

프랑스어 독학하기 관련글을 몇 가지 썼었습니다. 

대충 읽어보고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프랑스어를 잘 못합니다. 아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없는 사람이고요.

물론 잘하면 좋겠지요. 잘하면 생활이 좀 더 편리하겠지요. 

그러면 외국어를 못하면 외국에서 살 수 없냐? 하면 또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꼭 프랑스어에만 국한 되지 않는 외국어로 뭉뚱그려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한국에서 이미 정규교육과정에서 영어를 배운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전부터 알파벳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심심찮게 영어가 나오고 익숙합니다. 간단한 인사말 정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겁니다. 

이렇게 이미 우리는 외국어, 특히 영어에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외국이 여행 간다고 가정했을 때, 영어를 쓰지 않는 곳으로 갈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은 영어가 통합니다. 여기서 '통한다'라는 말은 아주 필수적인 정보는 영어로 표기해둔다는 것입니다. 공항에서만 보아도 exit, entrance, departure, arrival 이런 건 영어로 표기하니까요. 

여행 가는 정도 수준이라면 영어만 하고 살아도 웬만한 곳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2. 번역기만 잘 써도 반은 간다.

저는 영어도 못하고 외국인만 보면 말문이 막혀서 말이 안 나오는데요, 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번역기로 잘 됩니다. 

구글 번역기는 영어는 즉시 번역 가능하고 바로 음성지원도 됩니다. 

구글 번역기, 파파고 다 쓰시면 됩니다. 

영어 외에 제2 외국어를 사용하실 때는 그래도 영어에서 한번 더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럽더군요. 

 

한국어-영어-프랑스어 이렇게 번역합니다. 

적어도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 있다면 어색한 영어 번역을 살짝 고쳐서 프랑스어로 번역하면 더 자연스럽게 됩니다. 그래도 이상하다 싶으면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번역 결과를 다시 프랑스어-> 한국어 번역으로 다시 확인합니다. 문어체로 딱딱하게 들릴 수는 있겠지만 엉뚱한 소리를 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일례로 중국계 프랑스분과 할 일이 있었는데요. 그분은 중국어(만다린)는 말씀만 하시고 한자는 어려워하고 프랑스어는 아주 조금밖에 못하셨습니다. 저는 영어 조금과 프랑스어 아주 기초단계였습니다. 번역기로 한국어-영어-중국어 번역하고 음성으로 변환해서 할 말은 전달하고, 그분도 음성인식 기능으로 중국어 음성-영어-한국어 이렇게 변환해서 소통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시간적 여유만 있고, 꼭 소통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방법이 있다는 겁니다. 

 

 

3. 언어, 소통은 자신감과 공감이다. 

외국어에 맨땅에 헤딩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전화받기 입니다. 요즘은 이메일이나 문자로도 가능한 부분이 많지만 프랑스는 어쨌든 전화로만 가능한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번역기 돌릴 시간은 없고, 말하는 사람의 뉘앙스도 파악하기 어려운 통화가 저는 가장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만나서 하는 대화는 나았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기분, 제스쳐, 대강의 느낌 등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감을 잡기 쉽습니다. 

 

실제로도 길을 찾는 사람에게 설명해 줄 때도 애매하게 이리로 돌아서 쭉 가다가 꺾어서 더 가세요 이렇게 말해도 대충은 알아듣습니다. 요즘은 구글맵이 너무 잘 나와서 물어보는 사람도 별로 없네요. 

길에서 이웃을 만나서 스몰토킹 할 때도 다 못 알아들어도 호응이 가능합니다. 

잘 지내느냐, 날씨가 좋다, 휴가는 잘 보냈느냐 하는 것들이 언제나 공통 주제이고 언제나 교과서적인 대답을 하고 친절하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도 외국어를 몰라서 불편했던 점

 

외국어를 몰라도 살 수 있다는 것이지 '잘'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언어도 다르고 사회, 문화, 관습이 다르다는 것이 참 큰 차이입니다. 

 

제 아이에게 학교에 친구 많니? 라고 물어봤는데 친구가 없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는 같은 반에만 있던지 같은 나이이면 친구라고 하는데, 프랑스에서 배운 아이들의 개념은 좀 달랐습니다. 

친구 un ami 가 아주 절친, des camarades는 같은 반, 또는 같은 학년인 아이들이고 같은 반은 même classe라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친구있어? Tu as des amis? 이렇게 물었더니 Non이라고 대답했는데, 알고 보니 같이 노는 애들은 있지만 절친 meilleur ami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같은 반이라도 나이가 다른 아이들과 섞여있을 때도 있어 친구라도 나이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친구'라는 것 하나만 봐도 개념이 미묘하게 다른 것이 있기때문에 완벽하게 그 느낌과 의미를 살려서 외국어를 구사한 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외국어를 쓰는데 완벽주의를 살짝 내려 놓고 우선은 내 의미 전달에 집중한다면 쉽게 쉽게 갈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외국인에게 완벽한 문법을 구사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잘 하면 더 좋겠지만 우리는 모든 것에 완벽할 수 없기에 선택해야 합니다. 

 

조금은 쉽게 부담없이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1. 이미 당신은 영어를 배웠습니다. 세계 어디서든 써먹을 수 있습니다. 기죽지 마세요. 

2. 꼭 필요한 말은 기술의 도움, 번역기를 쓰세요.

3. 실제로 만나서하는 회화는 비언어적 소통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너무 겁먹지 마세요. 예쓰 맨이 됩시다.

 

Alors, bon courage et bonne continuation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송대 한국방송통신대  (0) 2022.11.03